this 2
섬이 어둠에 완전히 먹혀버리자. 두 사내는 장비를 챙기고 재빨리 일어났다. 그들은 묘지로 향하기전에 자신들의 앞길을 밝혀줄 만한 것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들은 자신들이 횟불을 준비하지 않은채 성급히 불을 꺼버린것을 후회하였다.
"하는 수 없지"
카루진이 마법책을 펼처들고 주문을 읊었다.
"In Lor, In Lor"
주 문을 외우자 둘의 주변에는 작은 빛들이 생겨 앞을 제법 분간할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네이크는 빛들이 제대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반짝거리며 되려 눈을 자극시키기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러나 달리 불평또한 하지 않았다. 카루진의 마법실력이 애시당초 견습마법사 수준이며, 더불어 자신이 한다고 한들 이보다 못하면 못했지 나을거 같진 않았으므로. 둘은 문게이트의 아름다운 빛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윽고 섬 중앙에 있는 묘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소 긴장된듯한 카루진은 마법책을 덮지도 않고 굳이 펼처 놓은 채로 걸어갔고, 아네이크는 칼집에서 칼도 뽑지 않은채 다소 졸립다는듯 발걸음을 무겁게 떼어내고 있었다. 서서히 쇠창살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묘지 주변을 둘러싼 창살벽전체가 눈에 들어왔다. 우선 그들은 묘지 주변을 돌아보며 탐색을 시작했다. 고요함을 싣고오는 차가운 바람이 그들의 귓가를 스쳐지나갔고 박자를 맞추어 들려오는 낙엽밟는 소리가 공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묘지의 창살담주위를 둘러보며 무의식적으로 묘비의 숫자를 세고 있던 그들은 문득 묘비의 숫자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우리 섬의 묘지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뭍혀있는 줄은 몰랐는걸.."
카루진이 말했다. 그리고 아네이크는 짧은 신음소리로 동의를 표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샌가 묘지의 입구에 다다르고...둘은 발걸음을 멈췄다.
"어떡할거야 ?"
아네이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글쎄..뭐. 별다른건 없는거 같군."
기 대했던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에 카루진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꼭 리치라도 만나기를 바랐던것은 아니지만-어느 견습마법사가 언데드의 수장인 리치와 만나기를 원할까-최소한의 소문의 근원정도는 파악할수 있을것이라 믿었던 카루진이였기에.
"그럼, 돌아가지."
"그래."
둘은 망설임 없이 묘지에서 등을 돌렸다. 그리고 미련이 남은 카루진은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
뒤돌아보면, 그것은 개인적으로는 큰 실수 였으나 문글로우의 전체 주민들에게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였다. 묘지를 잠시 바라보던 카루진의 눈에는 같이 마법을 배우고 있는
"고니펜"의 모자가 눈에 띄였다.
"저게 왜 저기 있는거지...."
긴장했던 마음이 사라진 카루진은 망설임 없이 묘지안으로 성큼 성큼 들어갔다. 곧 등뒤의 인기척이 사라진걸 알아챈 아네이크도 뒤를 돌아보고는 묘지로 들어가고있는 카루진을 발견하였다.
"뭐 하는 짓거리야 ?!"
놀란 아네이크는 카루진의 어깨를 낚아챗다. 그러나 이내 카루진은 아네이크의 손을 뿌리치며 묘지안의 동상을 향해 걸어갔다.
"봐, 고니펜의 모자라고. 그녀석이 저걸 가져다 주면 베이컨을 왕창 사준다고 약속했잖아."
아네이크는 어이가 없다는듯이.
"망할. 그 딴건 낮에 내일 가져가도 돼잖아 ?"
카루진이 받아치며.
"뭐하러 귀찮게 그래. 지금 가져가면 돼는거지."
투덜거리며 카루진은 동상의 앞에섰다. 묘비에 흔히 있는 전사의 모습을 한 석상의 치켜든 주먹위에 모자는 올려져 있었다.
카루진은 잠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내일 자신의 배를 채워줄 '저것'을 떨어트릴만한 물건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크기의 물건은 주위에 없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아네이크는 한숨을 짓는 한편. 내일 고니펜이 사줄 베이컨을 생각하고 있었다. 더불어 내일 주장할 자신의 권리-베이컨을 먹을-에 대해서도 생각을 이어갔다.
카루진은 하는수 없이 가방을 단단히 맨다음 석상의 받침대를 타고 석상을 타 올라가기 시작했다. 카루진은 받침대 위로 올라선뒤 다시 중심을 잡고 한쪽 다리를 석상의 검부분에 받친뒤, 손을 모자쪽으로 뻗었다. 그 꼴이 다소 우스워 보여 아네이크도 묘지의 분위기 어울리지 않는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아네이크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구름이 지나가며 비쳐오는 희미한 그믐달빛에 생긴 그림자를 봤던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뒤에서 이어져 오는 그림자를...
반사적으로 칼과 방패를 꽉 쥐은채로 앞뒤를 바꾼 아네이크는 그만 너무 놀라 뒤로 넘어질뻔하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성의 마비.
찰나의 공백을 넘기고 아네이크는 스스로의 상황을 판단하였다. 걸어다니는 해골. 내장을 흘리며 걸어오는 시체. 부자연스럽게 좌우로 흔들거리며 날아오는 희미한 연기.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들을 둘러 싸고 있는 이 존재들의 수. 그리고 뒤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온몸의 체온을 씻어내는 듯한 어떤 웃음소리....

0 Comments:
댓글 쓰기
<< Home